
저는 회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은 땡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부터 사람들이 비 올 땐 회를 먹으면 안 된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겨 왜 그런지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비 오는 날 회를 먹어도 되는지, 이런 속설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비 올 때 회 안 먹는 이유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비가 오는 날에는 회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속설이 있었습니다. 이런 속설이 생긴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과거 열악했던 유통 환경 때문입니다. 냉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습도가 높은 비 오는 날에는 세균이 더 빨리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식중독 위험이 높았습니다.
- 어업 활동의 제약 때문이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기 어려워 당일에 잡은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족관에 오래 보관된, 신선도가 떨어진 생선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죠.
- 바닷물 순환에 관한 믿음입니다. 비가 오면 바닷물이 순환하면서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세균이나 유해물질이 위로 올라와 물고기가 이를 섭취하게 된다는 이론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염된 물고기를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은 현대 과학으로 검증했을 때 대부분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비 오는 날 회 먹어도 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 오는 날에도 회를 먹어도 됩니다. 현대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 오는 날 회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비 오는 날에 회 먹으면 안된다” 소문의 진실 밝혀졌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습도가 회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합니다. 40%, 70%, 80% 등 다양한 습도 환경에서 넙치회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감염시킨 후 증식 정도를 실험한 결과, 습도에 따른 균의 증식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30도 상온에서 습도에 따른 비브리오패혈증균 증식은 5시간 내에서 큰 차이가 없었으며, 40%~90%의 습도 차이와 상관없이 균은 비슷하게 증가했습니다.
출처: 위키트리
현대 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비 오는 날에도 회를 안전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 냉장 기술의 발달: 현대의 냉장 기술과 유통 과정이 크게 개선되어 생선의 신선도 유지가 훨씬 용이해졌습니다.
- 양식 활어의 보편화: 많은 횟집이 자연산 활어보다는 양식 활어를 사용하며, 이들은 수조 환경에 상대적으로 적응되어 있어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 위생적인 조리 환경: 위생적으로 조리만 된다면 비브리오균이나 포도상구균 등에 의한 식중독 위험은 크게 줄어듭니다.
비 오는 날 회 먹을 때 주의 사항
비록 비 오는 날에도 회를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 신선도 확인: 회의 신선도는 언제나 가장 중요합니다. 신선한 회는 광택이 있고, 탄력이 있으며, 비린내가 적습니다. 아무리 좋은 식당이라도 신선도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 위생적인 식당 선택: 청결하고 위생적인 식당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족관 관리가 잘 되어 있는지, 조리 환경이 깨끗한지 확인하세요.
- 즉시 섭취: 회는 뜨고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오래 방치할수록 세균 증식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 보관에 주의: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보관 후 섭취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남은 회는 얼음팩과 함께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고, 가능한 빨리 섭취하세요.
상태 | 섭취 권장 여부 | 이유 |
---|---|---|
신선한 활어회 | 권장 | 세균 오염 가능성이 낮음 |
숙성된 회 | 주의 필요 | 보관 환경에 따라 세균 증식 가능성 있음 |
이미 뜬 회를 오래 방치 | 비권장 | 세균 증식 위험이 높음 |
냄새가 나거나 탄력이 없는 회 | 절대 비권장 | 이미 상한 징후 |
결론
비 오는 날 회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오래된 미신입니다. 현대의 냉장 기술과 위생적인 조리 환경이 갖춰진 오늘날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알아본 결과, 비 오는 날 습도가 회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신선도와 위생 상태였습니다. 이제는 비가 온다고 회가 당길 때 참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어떤 날씨든 신선한 회를 선택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 창밖을 바라보며 즐기는 회의 맛도 운치가 있지 않을까요? 이제 날씨에 구애받지 말고, 회가 당길 때 안심하고 즐겨보세요.